장래 여성총리 후보로 촉망받던 사민당의 츠지모토 키요미 중의원(50세)이, 27일 오후 오사카 시내에서 돌연 사민당을 탈당한다고 발표했다. 탈당 이유는 '정부에 대한 비판이나 반대만으로 일본을 바꿀수가 없다'는 것.
또한 츠지모토 중의원은, '작은 정당으로서는 정책실현이 용이하지 않다, 사민당이 정권으로부터 멀어져가는 것도 걱정이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번 하토야마 내각시절, 오키나와 후텐마 미군기지이전을 둘러싸고 극심한 갈등을 겪은 끝에, 당시 소비자・소자화 당당장관이었던 후쿠시마 미즈호 사민당 당수가 연립정권으로부터 이탈선언 한 것을 일컫는 것.
그때 하토야마 수상은 미국의 압력으로 민주당의 공약이었던 후텐마 미군기지의 이전을 잠정보류한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연립정권의 한 축이었던 후쿠시마 미즈호 사민당 당수가 '공약위반'이라며 강력반발, 마침내는 장관직을 사임, 결국 연립정권의 이탈로 이어졌다. 이때 츠지모토 중의원은 국토교통부 차관이었고, 같은 사민당 소속인 관계로 차관직에서 물러나야 했다.
당시 츠지모토 중의원은 차관직에서 물러나면서 미련이 많은듯한 행보를 보였다. 차관직을 그만두면서 아쉽다고 일본언론 앞에서 눈물을 보인 것. 이를 두고 츠지모토 의원이 현실정권에 대한 애착이 강한 것 아니냐고 분석보도하는 일본언론도 있었다.
따라서 이번 츠지모토 중의원의 사민당 탈당은 바로 이 연장선에 있는 것. 츠지모토 본인도 이번 사임변으로 '나는 여당체질인 것 같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아무튼 갑작스런 츠지모토 중의원의 사민당 탈당으로 사민당 당내는 당혹 그자체. 츠지모토 중의원의 탈당에 대해 후쿠시마 당수는, 4시간에 걸친 설득이 실패했음을 솔직하게 인정한 뒤, "정말 유감이다. 역시 사민당에 타격이 크다"고 허탈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로써 사민당은 강력한 차기 당수 후보였던 츠지모토 의원이 탈당함으로써, 과거의 대영화를 되찾으려는 재건 꿈에 큰타격을 입게 되었다. 도이 다카코 전 당수에 이어 전통적으로 여성의원이 사민당의 당수가 되었던 전래를 생각한다면, 대중적인 인지도, 여성정치인으로서 인기가 상당히 높은 츠지모토의원의 탈당은 그야말로 뼈아픈 대실소망(大失所望)이 되어 버린 것.
실제로 후쿠시마 사민당 당수를 비롯한 간부진은 탈당의향을 밝힌 츠지모토 의원에게, 강력한 차기당수의 가능성을 거론하며 설득작전을 펼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츠지모토 의원은 '사민당은 야당으로서 정부의 실정에 대한 비판세력으로 열심히 해달라'라는 말로써 자신의 탈당결심을 끝내 바꾸지 않았다고 한다.
4선 경력(1996년 처음당선)의 츠지모토 중의원은 사민당 당수뿐만 아니라 수상후보로서도 기대가 촉망되는 여성정치인 중 한명이다. 일본국민이라면 고이즈미 수상시절, 국회질문에서 '소오리! 소오리!(총리! 총리!) 라고 큰소리로 연달아 부르면서 매섭게 고이즈미 정권의 실정을 추궁하던 츠지모토 의원을 기억한다.
최근 민주당 정권의 과다지출에 대한 공공기관의 '공개예산심의회'에서, 날카로운 질문과 핵심을 찌르는 추궁으로 발군의 능력을 발휘한 렌호(42세) 행정쇄신담당장관(참의원)과 비교되기도 한다. 사민당의 츠지모터, 민주당의 렌호의원식으로 말이다.
츠지모토 중의원은 원래 시민단체 대표출신. 와세다 대학 재학중인 1983년, 신주쿠구 다카다노바바 역 근처에서 <피스보트>라는 국제교류교단체를 만들어 주재했다. 선박여행이 주 테마로, 주로 개발도상국과 사회주의 국가를 3개월간 배로 돌며 친선도모를 하는 단체로 1년에 2회 세계를 돌고 있다.
원래 이 단체는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각국과 관계된 과거 역사에 대해, 일본이 '침략'이 아닌 '진출'이라고 일본교과서에 기술되는 현실에 주목, 위 나라들과의 민간인 교류를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츠지모토 의원은 이 단체의 대표를 장기간 주재했다.
학생시절부터 사회운동을 한 츠지모토씨를 정치인으로 데뷔시킨 인물은 다름아닌 과거 사회당(현사민당) 위원장인 도이 다카노 전의원. 그래서 일본언론에서는 도이 다카코 전 의원을 가리켜 츠지모토 중의원의 '정치적 어머니'라고 불리운다(하지만 이번 탈당에 대해 츠지모토 중의원은 도이 전의원에게 미리 의논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안정되면 정치적 어머니인 도이 전의원을 찾아가 보고할 예정이라고)
한편, 츠지모토의원의 이번 사민당 탈당에 대해 일본언론은 벌써부터 민주당 입당가능성을 보도하고 있다. 지난번 국토교통부 차관직을 사임할 때, 자신의 의사가 아닌 사민당의 당론에 따라 사임하면서 강한 미련을 보였기 때문에, 역시 여당인 민주당에 입당하여 또 다시 내각에 입각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자신의 지역구인 오사카에서 기자회견을 하면서, 민주당에 입당할 것이냐는 일본기자의 질문에 '앞으로의 일은 아직 백지상태지만 구체적인 정치를 실현할 수 있는 현실정치를 도모하고 싶다'라고 밝혀 입당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또한 이에 화답이라도 하듯, 국토교통부에서 직속상관이었던 마에하라 장관도 "츠지모토의원은 대단한 정치인이다. 만약 무소속이 된다면 함께 일하고 싶다"라고 발언 하는 등 노골적인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일본국민, 특히 츠지모토 중의원의 지역구인 오사카 사람들의 반응은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다. 속보형식으로 츠지모토 중의원의 탈당 소식이 일본언론에 보도되자, 오사카 사람들이 보인 반응은 "엣! 왜요? 무엇때문에?"라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심지어 일부 시민은 "츠지모토 의원이 호헌자이기 때문에 지지를 했다. 사민당이 바로 호헌정당이 아닌가? 츠지모토 의원은 이에 대해 오사카 지지자들에게 분명한 설명을 해야 할 것이다"라고 매서운 질책을 하는 이도 있었다.
그런가하면, 사민당 일각에서는 츠지모토 중의원의 탈당은 순전히 '정치적인 계산'이라고 비판하는 시각도 있다.
2009년 중의원선거에서 사민당은 오사카 10개구에서 공인후보를 내지 않아 민주당의 적극적인 협력으로 사민당 의원들이 당선했다는 것. 그런데 이번 연립정권의 파국으로 다음 중의원 선거 승리가 불투명해졌다는 것이다. 츠지모토의원의 지역구가 이 같은 영향을 받는 소선거구역이므로 연립정권에서 이탈하면 앞으로 중의원선거에서 대단히 불리한 입장에 놓일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바로 이같은 정치적인 계산 때문에 츠지모토 중의원이 사민당을 탈당한 것이라고 비판하는 것. 따라서 츠지모토 중의원이 현재 여당인 민주당에 입당하는 것은 앞으로 정해진 수순에 불과하다는 것이 일부 사민당의 시각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쿠시마 미즈호 사민당 당수는 지난 번 참의원 참패 책임에 이어, 이번 츠지모토 중의원의 탈당에 대한 책임을 어떤 형태로든 지지 않으면 안되는 위치에 놓이게 되었다. 이미 사민당내에서는 후쿠시마 당수의 책임론이 대두되고 있고, 그의 진퇴를 묻는 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현재 사민당은 츠지모토 의원의 탈당으로 중의원 6명, 참의원 4명으로 모두 10명의 의원이 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