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라운 아이드 걸스와 메이크업 아티스트 잇코 ©jpnews | |
조용하지만 서서히 일본 내에서 인지도를 넓히고 있는 한국의 4인조 여성그룹 브라운 아이드 걸스가 13일 도쿄 롯폰기 미드타운에서 'let's 시건방댄스' 이벤트를 열었다.
이벤트에는 일본 내 팬클럽에 가입한 회원 중 300명이 초대되었고, 브라운 아이드 걸스 외 지난해 한국 관광 명예 홍보대사를 맡기도 한 메이크업 아티스트 잇코가 게스트로 등장하여 라이브, 토크쇼 등 볼거리 풍부한 이벤트를 만들었다.
평일 오후 6시 이벤트에도 불구하고 한걸음에 달려온 브라운 아이드 걸스 팬들은 오후부터 줄을 서기 시작했다. 이벤트가 시작되고 난 후에는 직장을 마치고 부랴부랴 달려온 팬들까지 가세해 스탠드 공연장을 꽉 메웠다.
이벤트장은 아티스트 라이브 무대치고는 이례적인 도쿄 미드타운 내에서 이루어졌다. 미드타운은 2007년 롯폰기에 오픈한 초대형 호화 주상복합문화공간으로 평소에는 디자인 관련 전시회나 패션관련 이벤트를 개최하고 있다.
이런 쇼핑몰 형태의 미드타운에서 공연을 개최하자, 행사장 안은 물론 무대가 보이는 2, 3층 로비까지 일본 시민들이 꽉 차 k-pop의 인기를 실감하게 했다.
▲ 스탠딩 관객석을 꽉 채운 브라운 아이드 걸스 이벤트 ©jpnews | |
오후 6시를 조금 넘겼을 무렵, 이벤트 시작을 알리며 브라운 아이드 걸스 제아, 나르샤, 미료, 가인 등 네 사람이 블랙 핫팬츠를 갖춰입고 등장했다. 그 때까지 조용했던 팬들은 '꺅' 함성을 지르며 브라운 아이드 걸스 노래에 맞춰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첫 곡은 상큼한 l.o.v.e로 시작해, 쉬지않고 가창력이 돋보이는 발라드곡 '하필이면'을 선보였다.
브라운 아이드 걸스는 지난 8월 6일, 앨범 발매 전에 가진 도쿄 하라주쿠 프로모션 콘서트 이후 두번째 도쿄 방문. 한달 전보다 훨씬 능숙해진 일본어를 구사하며 팬들에게 인사를 했다. 팬클럽 사이에서도 가인과 나르샤 인기가 높은 듯, 객석에서는 '가인~', '나르샤~' 목청껏 이름을 부르는 팬들이 많았다.
이번 이벤트는 지난 8월 25일, 일본어 버전 '아브라카다브라'를 수록한 정규앨범 발매기념 일본 팬클럽 회원 중 추첨을 통해 무료로 초대했다. 소녀시대, 카라 등은 적극적인 언론 노출과 대규모 팬미팅 행사로 k-pop의 위력을 보여줬다면, 브라운 아이드 걸스는 소규모로 천천히 시간을 들여 매니아층을 구축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든든한 지원군이 한 명 더 생겼다. 일본 내에서 미용에 관해 절대적인 지지를 얻는 메이크업 아티스트 잇코가 브라운 아이드 걸스 응원단장을 맡은 것이다. 브라운 아이드 걸스 '아브라카다브라' 뮤직비디오를 보고 반했다는 잇코는
"에로틱한 느낌이 살아있다"고 극찬했다.
성전환수술을 받지는 않았지만 자신을 여성이라고 생각하는 잇코는
"여성이 보여주는 강렬한 섹시 댄스를 좋아하기 때문에, 아브라카다브라 시건방춤을 보고 과격하지만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다. 따라하고 싶다고 생각했고 골반운동이 되어 다이어트에도 좋을 것 같다"며 무대 위에서 직접 브라운 아이드 걸스와 함께 시건방춤을 선보이기도 했다.
▲ 브라운 아이드 걸스와 잇코의 시건방춤 삼매경 ©jpnews | |
초대받은 관객들도 시건방춤을 연습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10살도 채 안된 어린 소녀들이 능숙한 골반 돌리기를 선보이기도 했고, 퇴근길에 들른 듯 얌전한 버버리 원피스를 입은 여성도 과감히 핸드백을 내려놓고 시건방춤을 추기 시작했다. 허리가 뻣뻣해보이는 중년의 남성들도 엉덩이를 실룩거리며 시건방춤에 몰두, 아브라카다브라의 매력에 푹 빠진 것 같아보였다.
브라운 아이드 걸스는 마지막곡으로 잇코와 함께 아브라카다브라를 열창하며 분위기를 후끈 달궜다. 비록 30여분간의 짧은 무대였지만, 무대 내려가기 직전 브아걸이
"사랑해요" "아이시테루(사랑해요 일본어)"를 외치자, 팬들은 감격한 듯
"한국 사람들은 사랑의 표현에 적극적이다"며 열광했다.
행사 내내 '나르샤'를 외치며 응원했던 20대 남녀커플은
"지난해 한국에 놀러갔다가 브아걸을 알게되어 금세 팬이 되었다. 다른 걸그룹과 다르게 농염하게 섹시하고 여유가 보인다. 그래서 브아걸이 최고다"라며 흥분을 좀처럼 가라앉히지 못했다.
브라운 아이드 걸스를 보기 위해 오사카에서 왔다는 20대 직장여성은 능숙한 한국어로 "
다른 걸그룹은 관심도 없다. 브아걸의 매력은 실력도 있고, 멋있고, 섹시한 것. 일본어로 노래를 하지 않아도 좋다. 그냥 일본에 자주 와 주었으면 좋겠다"며 브아걸을 칭송했다. 그녀는 브라운 아이드 걸스를 보기 위해서 도쿄는 물론, 한국에도 쉴 새 없이 방문하고 있다고 했다.
팬들이 꼽는 브라운 아이드 걸스의 매력은 역시 주체할 수 없는 섹시함. 보통 섹시라면 남성관객을 끌 것으로 생각되지만, 브아걸의 이벤트에 참여한 팬들을 보면 약 70%가 젊은 여성. 일본에는 거의 찾아볼 수 없게된 '멋지고 섹시한(エロがっこいい) 여성'에 대한 동경이 표출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도 다른 걸그룹과 차별화된 '성인돌' 컨셉과 실력파 아이돌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브라운 아이드 걸스. 한국에서 2006년 데뷔하여 2009년 걸그룹 최고의 인기를 얻은 저력을 바탕으로 일본에서도 천천히, 그렇지만 확실하게 일본 내 팬층을 넓혀가고 있다.
▲ 브라운 아이드 걸스 팬이라며 가인과 진한 포옹을 나누는 잇코 ©jpnews | |
▲ 2, 3층 로비까지 가득 메운 일본인들 ©jpnews | |
▲ 가인의 시건방춤에 열광하는 팬들 ©jpnews | |
▲ 10대 소녀부터 샐러리맨까지 모두들 시건방춤으로 들썩들썩 ©jpnews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