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지 1면 헤드라인 선택을 무엇으로 할지 고민하는 게 역력했다. 일요일 10일자 신문이었다.
퍼시픽 리그의 플레이오프 제 1 스테이지 첫경기. 롯데의 김태균이 9회 2타점 중전 안타 활약을 하면서 세이부에 연장역전승을 거둔 흥미진진한 경기였다. (결국 롯데가 다음달도 이겨, 소프트뱅크 상대로 최종 스테이지 진출)
충분히 1면 톱에 맞는 화제였으나 스포츠지 조간 6개 중에서 롯데를 1면에 올린 신문은 하나 뿐이었다.그것보다 더 큰 화제를 부른 것이 여배우 히로스에 료코(30)의 재혼소식이었다. 상대남성에 대한 커다란 관심이 주를 차지했다.
캔들 아티스트 '캔들 준'이라는 이름이지만, 사진을 보고 놀란 것이 상반신 전체에 새긴 문신. 등에는 마리아상이 있다고 하며 셔츠를 입은 두 팔에는 기하학적이라고 해야 할까, 민속적인 문양이라고 해야 할까, 여러 모양이 새겨져있고 있고 왼쪽 귀에는 사슴의 뿔이라고 하는 커다란 피어싱을 하고 있었다.
다른 나라도 비슷하겠지만 일본은 피부를 드러내는 공공시설에서는 문신이 있는 사람의 입장을 거부하는 것이 기본이다. 스위밍 스쿨, 온천, 사우나... 문신은 곧 무법자, 야쿠자가 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확실하게 있다. 헤비 메탈이나 힙합계 뮤지션들은 요즈음 패션처럼 문신을 하고 있지만, 이런 사람도 많은 사람이 들어가는 온천 입욕은 거절당하는 것은 일본의 상식.
문신에 대한 저항감, 거부감은 상당히 강한 측면이 있다. 캔들 준의 본 모습은 알 수 없고, 히로스에가 왜 그런 남자와 결혼하는지 편집국내에서도 의문이 확산됐다.
히로스에는 10대에는 청순파로서 인기를 얻었고, 국제적인 영화상을 많이 받은 '오쿠리비토'에서는 거의 주연배우로, 연기파 여배우로서 탈피하고 있었던 만큼 이 재혼은 충격이 컸다.
신문사 내에서도 히로스에와 같은 세대인 남성 기자들이 "또 어차피 이혼하겠지"라고 지면 편집을 하면서도 서로 이야기하고 있었다. 이것은 세간 일반의 견해이기도 하다. 이혼 1 번에 6살의 남자아이가 있는 싱글맘. 사랑이 많은 여성은 여배우로서 큰 매력이 있지만, 그래도 왜 스스로 문신있는 사람과 결혼하는 것일까라는 것이다.
캔들 준은 히로스에보다 6살 많은 36세로 나가노현 출신이었다는 것이 그 후 판명. 첫결혼이라고 한다. 핸섬하다고 할 정도의 얼굴은 아니다. 아버지는 유명 악기 만드는 장인. 준은 자선활동에도 열심이어서 히로스에와 알게 된 것은 아이티 대지진 구제 이벤트에서였다. 서로 알게 된지 7개월후 결혼에 골인. 달라이 라마가 초청한 이벤트에도 캔들 연출을 담당하고 평화활동가의 측면도 있다.
문신을 가진 사람이면서 평화활동가. 대비되는 폭이 큰 두가지 면이 있어서 그의 인물상에 대한 매스컴의 흥미도 크다. 두 사람이 같이 대중적인 장소에 나타난다면 꽤 주목을 받을 것 같다.
그런데, 오늘 축구 한일전이 있다. 현재 한국에 2연패중인 일본으로서는 이번에도 져서 3연패를 하게 되면 사상 최초의 굴욕이 되기 때문에 절대로 이기지 않으면 안된다는 무드는 일본 국내에 의외일 정도로 적은 느낌이다.
아르헨티나전 승리는 확실히 서프라이즈였지만 다음 브라질 월드컵은 4년후. 오늘 숙적 한국과의 게임은 조용히 맞이해야 할 것 같다.(일본 주요 스포츠지 복면 데스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