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의 명문대 입시결과를 각 주간지들이 속보로 앞다투어 보도하고 있는 가운데, 중학생을 자녀로 두고 있는 일본 학부모들에게 '명문대 부속 중고교'가 인기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일본에서 대학 입시에 성공하려면 크게 두가지 길이 있다.
첫번째는 초등학교부터 명문대 부속 학교에 들어가서 같은 재단이 운영하는 대학까지 단계적으로 밟아올라가는 방법이 있다.
명문대 부속 학교란 '와세다' '게이오' '릿쿄; '아오야마학원' 등 유명대학의 재단이 운영하는 부속 학교로, 이런 학교의 부속학교는 일단 입학만 하면 에스컬레이터식으로 해당 사립대학에 쉽게 들어갈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에 10년간의 막대한 학비가 들어간다. 부모가 확실한 경제적 지위를 갖고 있지 않는한 쉽게 선택할 수 카드가 아니다. 대표적으로 일본 자민당의 최대파벌을 자랑하는 모리파의 모리전수상은 이런 '와세다 대학' 출신이다.
두번째는 공립초등학교를 졸업한 후 시험을 쳐서 사립중학교를 간 다음, 고등학교도 입시명문고로 진학하는 방법이다.
첫번째보다는 아무래도 두번째 방법이 학비가 덜 드는 방법이다. 그러나 이 길도 학부모에게 만만한 방법이 아니다. 그러려면 초등학교 고학년때부터 여러 학원을 보내면서 사립 중학교 입시라는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그렇게 중학교 입시를 통과해서 부모가 한숨을 돌렸다고 생각한다면 오산. 중학교 1학년 1학기때부터 엄마들끼리는 이런 대화가 오간다.
'어느 입시 학원이사정이 이렇다 보니 부모들은 또 서둘러 정보전쟁에 돌입하게 된다.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중학교, 고등학교까지 부모들이 쉬지 못하고 자녀 입시전쟁의 지원부대로 등장하는 것이다. 흔히, 한국 교육을 망치는 것은 엄마들의 '치맛바람'이라고 하는데, 일본의 입시교육현장도 더하면 더했지 이에 못지 않다.
특히 요즘 일본 공립 대학입시는 예전 세대에 비해서 상당히 복잡하고 까다롭다.
그러다 보니 이런 눈치,정보 작전에 참가하는 것을 단념하고, 아예 돈으로 명문대 부속 중학교에 아이들을 집어넣으려는 경향이 최근 두드러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방법을 선택하려면 처음에 언급했듯이 중,고,대학 등 10년의 막대한 학비를 각오해야한다. '꽃보다 남자'의 '츠쿠시'네 가족들처럼 '일본 서민'들이 쉽게 고를 수 있는 카드가 아니다.
다음은 얼마전 스포츠 호치가 초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장래에 되고 싶은 직업'에 대한 조사결과다.
남자아이
1위 스포츠선수 (1)
2위 (물건 만드는)전문직업장인 (5)
3위 경찰관 (4)
4위 운전수, 운전사 (3)
5위 소방사 (2)
여자아이
1위 빵, 케익, 과자가게 주인 (1)
2위 꽃집 주인 (2)
3위 연예인, 탤런트 (3)
4위 선생님 (5)
5위 간호사 (4)
* 괄호안은 전년도 순위
이 조사를 보면 아이들의 장래 희망은 성적과 크게 관계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이런 일본아이들의 꿈은 입시라는 현실과 맞물리는 청소년기때부터 부모의 경제력에 따라 바뀌게 될 것이다. 사립중학교를 들어가서라도 좋은 간판을 따고, 좋은 직장에 들어가기를 바라는 부모의 욕망이 개입하기 때문이다. 최근 일본의 중학교 입시 경향은 그것을 역설적으로 말해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