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제1원전 앞바다와 가까운 관측용 우물의 지하수에서 짙은 농도의 방사성 물질이 검출된 문제와 관련해, 도쿄전력은 22일, "(오염된) 지하수가 바다에 유출된 것으로 보인다"며 방사성 오염수의 바다 유출을 처음으로 인정했다. 오염수가 바다에 끼칠 영향에 대해서는, 원전 전용항구의 범위에 그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는 올해 5월 이후 바다 쪽 관측용 우물 지하수에서 높은 농도의 방사성 물질이 검출돼 도쿄전력이 그 원인과 바다에 끼칠 영향을 조사했다.
올해 1월부터 이달까지 우물 지하수의 수위와 바다의 조위, 강우량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전용항구내 바닷물과 지하수는 왕래하고 있으며 비가 온 뒤 지하수의 수위가 내려간 만큼 바다에 유출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방사능에 오염된 사실이 드러난 지하수의 바다유출을 처음으로 인정한 것이다.
이미 일본 국가 원자력규제위원회는 이달 10일 "고농도 방사성 오염수가 땅속에 유출돼 바다로 흘러갔을 가능성이 크게 의심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도쿄전력은 유출을 나타내는 데이터가 부족하다며 섣불리 판단할 수 없다고 밝혀왔다.
도쿄전력 측은, 원전 전용항구의 방파제 부근에서 방사성 트리튬 농도가 상승했지만 전용항구 출구나 앞바다에서는 농도가 낮았다며, 이번 유출이 바다에 끼치는 영향은 한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도쿄전력 오노 마사유키(尾野昌之) 본부장 대리는 기자회견을 열고 "많은 분들, 특히 후쿠시마 주민여러분께 걱정을 끼쳐드린 점 깊이 사과드립니다"며 사죄의 뜻을 밝혔다.
도쿄전력은 방사성 오염수의 바다 유출 방지 대책으로 우물 가까이에 있는 방파제 부근의 지반을 굳히는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공사 범위를 더욱 넓혀 대책을 강화하기로 했다.
한편, 오염수 유출을 인정한 도쿄전력에 대해, 후쿠시마 어민들은 크게 분노했다.
후쿠시마 현 이와키 시 앞바다에서는 올해 9월부터 시험조업이 원전사고 이래 처음으로 개시될 예정이었다. 마이니치 신문에 따르면, 22일 후쿠시마 현 이와키 시에서는 어협 조합장들이 전문가를 초대해 시험조업과 관련해 협의했다. 그런데 이날 도쿄전력이 바다 유출을 공식 인정했다는 뉴스가 날아들었다.
이 때문에 후쿠시마 현 어협 관계자들은 "바다에 유출되고 있는 건 아닐까라는 의심이 들었다. 역시나..."라며 허탈해했고, 한 어업 관계자는 "선거가 끝나자마자 공표라니"라며 크게 분개했다고 한다.
이날 소식을 접한 후쿠시마 현의 어업관계자들은 대부분 "소비자들이 후쿠시마 현의 먹거리를 더욱 기피할 것이다. 정말 충격이 크다. 도쿄전력이 빨리 유출 방지 대책을 마련하길 바란다"며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