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월드컵 축구를 담당하고 있는 스포츠 데스크들은 매우 곤혹스럽다.
남아공 대회 개막이 2주도 채 남지 않았음에도 "일본, 힘내라"라는 느낌의 지면을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한솥밥을 먹고 있는 동료 데스크의 말이다.
"솔직히 말하면 오카다 비판 기사는 이제 질렸어. 그렇다고 포지티브한 응원기사를 전개하는 건 핀트가 어긋나니까... 독자들이 외면해 버리잖아?"
오심 전 감독이 남긴 유산(전술)을 버려가면서까지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지은 오카다 재팬.
하지만 오카다 재팬은 그 후 벌어진 친선경기에서 형편없는 경기력을 보였고, 각 스포츠신문들도 대표팀을 비판했다. 위기에 빠진 팀을 선세이셔널하게 다루는 것은 스포츠신문의 주특기다.
그러나 이것들은 전부 오카다 비판을 통해 감독 본인이 정신을 번쩍 차리고, 월드컵 본선에서 대표팀도 활약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나온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본 스포츠 매스컴들은 한국전 패배 직후 오카다 감독이 이누카이 일본축구협회 회장에게 진퇴여부를 물어봤다는 사실에 맥이 풀려 버렸다.
"조금만 있으면 본대회가 열리는데 대신 감독할 사람이 어디 있겠냐? 안 잘릴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그딴 것 물어봐서 뭘 어쩌자는 건지..."
스포츠신문들은 혼란에 빠졌고, 또 이런 계산하에 나온 오카다 감독의 행동에 화가 났다. 설상가상으로 다음 날 오카다 감독은 "그건 농담이었다"고 말했다.
덕분에 우리 스포츠신문들은 "오카다를 응원하고 싶은 기분이 안 든다"는 무드에 빠졌다. 동료 데스크는 "대회 직전이니까 시끌벅적하게 응원도 하고 분위기도 끌어올려야 하는데 그게 안돼, 끝난거지 뭐"라고 푸념했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이 첫 경기 상대인 카메룬(6월 14일)에 진다면 이 시점에서 일본의 월드컵 열기는 빙점 이하로 떨어지고 만다.
월드컵은 올림픽, wbc와 함께 매우 중요한 이벤트로 우리 스포츠신문들도 단단히 준비해 왔는데 분위기가 이렇게 돼 버려서 아주 곤혹스럽다. (일본 스포츠신문 현역 데스크)
▲ 사무라이 블루 출정식에 모습을 드러낸 일본축구 국가대표팀 23명과 오카다 감독 ©jpnews/야마모토히로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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