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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히토 일왕이 2001년 12월 가진 기자회견에서 고대 일본황실과 한반도 백제간의 혈연관계에 대해 언급했지만, 사실은 그보다 훨씬 앞선 1990년 5월 24일 궁중만찬회에서 이미 한반도와 인연이 있다라는 발언을 한 사실이 밝혀졌다고, 아사히신문(25일 조간)이 보도했다.
이 신문은 "천황폐하는 1990년 일본을 방문했던 노태우 전 대통령에게 이미 혈연관계를 포함해 한국과의 인연을 말했었다는 사실이 당시 통역을 담당했던 이의 증언으로 밝혀졌다"고 전했다.
아키히토 일왕의 발언은 90년 5월 24일 열린 궁중만찬회 자리에서 나왔다.
노 전 대통령의 통역을 담당했던 김상배(75) 씨에 의하면 회식이 끝나기 직전 일왕이 노 전 대통령에게 다가가 "한국과는 상당한 인연이 있다고 느낍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김 씨는 이 신문의 취재에 "또 아악 연주를 듣기 위해 장소를 옮기는 도중에 일왕은 '저희들의 가계를 보면 모계쪽에 한국계의 인물이 있는 것 같습니다'라고도 말했다"고 덧붙였다.
이 신문은 "당시 일본언론들은 노 전 대통령의 방일에 즈음해 천황폐하가 어떤 말을 할 지 주목하고 있었다"며 "한국정부내에서는 천황폐하가 '통석의 념'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에 대한 불만도 있었지만 노 전 대통령은 '한국과의 인연'을 언급한 천황폐하의 자세를 높게 평가했다"고 전했다.
또 김 씨는 "천황폐하의 이 말 덕분에 노 전 대통령의 '선린우호의 새로운 시대를 만들어가야 한다'는 말이 나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 씨에 의하면 일왕이 이 말을 했을 때 자신만이 유일하게 그 옆에 있었다고 한다. 당시 한국 대통령 관저의 간부들은 노 전 대통령이 한국으로 귀국한 후 이 말을 전해들었다고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의 의향에 따라 공개되지는 않았다고, 김 씨는 덧붙였다.
지금까지 일본에서는 일왕이 01년 한일월드컵 공동개최에 대한 감상이 어떻냐는 궁내청 기자회견 자리에서 "간무천황의 생모가 백제 무녕왕의 자손이라는 것이 속 일본기에 기술돼 있다. 한국과의 인연을 느낀다"라고 말한 것만 알려져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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