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과 함께 취업 빙하기를 맞고 있는 일본에서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힘을 쏟는 기업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일본은 내년 대학생 취업 내정률이 57.6%로 사상 최저수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2, 3년 전부터 중국이나 한국, 태국,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출신 유학생들을 뽑으려는 기업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서 유학생들의 구직문은 오히려 넓어지고 있다. 편의점 대기업인 로손은 내년 봄 채용인원의 약 30%인 20명 정도를 외국인 유학생으로 채용한다. 운송 업체인 야마토 운수도 내년 채용의 약 30%를 유학생으로 뽑는다고 발표했다. 이미 아시아 전역으로 무대를 넓히고 있는 '유니클로'의 퍼스트리테일링은 내후년 채용인원의 2/3를 외국인 유학생으로 채용할 방침이다. 일본 학생지원기구의 조사에 따르면, 2008년 대학·대학원 등을 졸업·수료한 약 3만 5천 명의 유학생 가운데 일본 내에서 취직한 사람은 전체의 약 25%에 해당하는 8,736명. 이는 조사를 시작한 2004년 5,705명에 비교해 큰 폭으로 증가한 수치다. 그렇다면 일본 기업들이 유학생 유치에 힘을 쏟는 이유는 무엇일까?
▲ 졸업학사모를 쓰고 기뻐하는 졸업생 ©이승열jpnews | | 가장 큰 이유는 기업이 그 나라에 진출하는 데 있어 현지 사정에 가장 정통한 유학생을 확보함으로써 바로 인재로 활용할 수 있다는 이점에 있다. 이는 전통적으로 내수 시장에 충실해 온 일본 기업이 점차 활동 무대를 아시아 전역으로 옮기고 있다는 것에서 나타난다. 로손의 한 관계자는 산케이신문의 취재에 유학생 채용확대에 대해 "새로운 상품개발 등을 진행하는데 있어 다양한 문화를 가진 외국인 유학생이 힘이 필요하다"고 밝혔으며, 내년 홍콩과 말레이시아로 사업을 확대하는 야마토 운수의 관계자도 "아시아 진출에 따라 현지 사정에 밝은 사원이 필요하다"며 선호 이유를 밝혔다. 소극적인 일본 학생에게는 쉽게 찾을 수 없는 '적극성'과 '대담성'도 유학생의 매력으로 꼽힌다. 한 기업의 채용담당자는 다음과 같이 밝혔다고 한다. "토론에서 발언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유학생과 달리 일본 학생들은 소극적이다. 따라서 유학생들은 입사 후에도 회사의 부족한 부분을 개척하려는 의지가 강하다." 일본인 학생에 비해 영어 실력이 능숙하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일본 내에서만 통용되며 발음이 부정확한 일본식 영어의 한계도 있다. 외국인 유학생이 전체 학생 수의 약 절반을 차지하는 리쓰메이칸 아시아 태평양대(apu)는 다국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인재를 키우기 위해 희망자에 한해 1학년부터 모든 수업을 영어로 진행하는 등 영어 교육에 힘을 쏟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학교에서는 지난해 일본 내 취직을 희망하는 외국인 유학생 약 270명 중 90% 이상이 미쓰비시 상사나 도시바 등 대기업에 내정됐다. 이 대학의 취업지원 담당인 무라타 요이치 씨는 산케이신문의 취재에 "아시아 각국에서 일본으로 유학 오는 학생들의 학력은 대체로 높다. 하나같이 일본 기업에 취업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후지산케이비지니스는 "일본에서 태어나, 일본에서 교육받은 사람이, 일본 기업에 필요하지 않은 시대가 오고 있다"며 자조적인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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