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육회를 먹고 식중독을 일으켜 4명이 사망했다. 그리고 20여 명이 현재 심각한 식중독 증세를 보이고 있다. 언제 또 추가 사망자가 나올지 모르는 상황이다. 식품에 있어서 깐깐하기로 소문난 일본에서 왜 이 같은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관련 규제가 없는 것일까? 규제는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 규제가 강제력이 없다는 데에 있다. 후생노동성은 생으로 먹는 고기에 대한 위생기준을 1998년부터 마련해뒀다. 그러나 법적 강제력이 없기 때문에 소고기 판매업자들이 이를 따르지 않았고, 최근 3년간 이 기준에 따른 '육회용 소고기'가 따로 판매되지 않았다고 한다. 따라서 많은 음식점들이 독자적 판단하에 육회에 사용할 소고기를 고르고 있었다. 물론 '구이용 소고기' 중에서 말이다. 이번에 식중독 사태가 발생한 일본식 고기구이점 '야키니쿠 자카야 에비스'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고기 납품 업자가 구이용 소고기를 납품했고, 이를 '야키니쿠 자카야 에비스'측이 육회로 조리했다고 한다. 후생성의 날고기 위생 기준이 유명무실해진 탓에, 4명이 사망하는 최악의 식중독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후생노동성은 5일, 전국 음식점에 국가 위생기준을 충족시키지 않은 날소고기를 고객에 제공하지 않도록 요청한다는 방침을 뒤늦게 밝혔다. 하지만 이 조치도 '요청'이기 때문에 법적 강제력은 없다. 지킬 의무가 없는 것이다. 후생성도 이번 조치의 효력이 걱정됐는지, 지키지 않을 시 처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소고기를 날로 먹는 습관이 없었던 일본이기에 날소고기와 관련된 강제력 있는 법적 규제를 마련하지 않았던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상황은 많이 변했다. 육회는 이제 일본식 고기구이점의 인기 메뉴 중 하나로 자리 잡은 상태다. 일본인 누구나가 알고, 즐겨먹는 먹거리로 자리잡은 것이다. 육회를 전면금지시켜 못 먹게 할 것이 아니라면, 소비자들이 안전하게 육회를 먹을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법적 강제력을 지닌 '육회'용 소고기 위생 규정 확립이 절실하다.
▲ 일본식 고기구이 체인점 '야키니쿠 자카야 에비스'. 이곳에서 육회를 먹은 이들 중 4명이 사망했고, 20여 명이 심각한 식중독 증세로 입원해 있는 상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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